시집을 펴내면서  작은 감동을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몇 해전부터인가 할머니께서 “그냥 끄적거린 건데 한번 읽어나 보려무나.” 하시며 32절이 될까말까한 작은 메모지를 우리들에게 건네주시곤 했다. <현주야 용주야 기쁘다>, <하나님을 의지하자>, <우리의 가정>, <마음의 집> 등 친필로 쓰신 것들이었는데, 한장 두장 받아 어떤 것은 성경책에, 어떤 것은 식탁 가까운 벽에, 또 어떤 것은 사무실 책상 위에 놓아 두거나 하여, 혼자 또는 가족 모두가 같이 읽고 거기 담긴 깊은 뜻을 음미해 왔다.

우리 할머님의 글이라서, 97세의 노인이 쓰셨다고 해서, 괜한 허풍을 떨거나 짐짓 좋게 평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90년 전, 당신의 어머님으로부터 배우신 거의 일세기 전의 글씨(자모, 받침, 맞춤법)나 글투에서 오는 독특한 느낌이 있었음을 부정할 수 없지만, 그보다는 한 단어, 한 줄, 그리고 한 편 두 편 읽을 때마다 마음에 전해오는 그 ‘차분하고 진한’ 감동이 도저히 우리 형제를 가만 놔두질 않았다고나 할까. 정말 우리 가족만 보기엔 아까운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할머님이 최근에야 공개하신 손때 묻은 작은 노트 한 권과, 크기가 서로 다른, 비닐봉투에 차곡차곡 보관해 오신 수십 장의 메모지에 적힌 200편이 훨씬 넘는 ‘감동’들을, 감히 <시집>이라는 형태로 뭉뚱그리고자 하였다.

할머님이 80세 되시던 해부터 써오셨다고는 하나 거의 대부분이 90세를 넘어 쓰신 것들이다. 조용하고 일견 담담한 그 글들에는, 때로 감성이 풍부하면서도 꿋꿋한 의지가 엿보이곤 했다. 웃음꽃 피는 <마음의 집>, 영광스런 <영원한 나라>에서 살고자 하는 모든 이들과 이 ‘작은 감동의 노래’를 나눠 듣고 싶다. 조금이나마 우리들 마음의 양식이 되고 생각의 샘물이 되기를 주님께 기도드린다.

우리 할머니, 최삼봉 권사님의 친필시집이 나오게 됨에 먼저 하나님께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좋은 추천의 말씀을 주신 왕십리감리교회 이 천 담임목사님, 그리고 남상학 장로님께 감사드린다. 또 다양한 원고를 <시집>이라는 멋진 책자로 마무리해 준 ‘크리드’ 식구들에게도 고마움을 전한다.

1995. 8.

 손자        朴 玄 柱 (투윈스 대표)         朴 用 柱 (크리스천디자인연구소 크리드 대표)

                朴 一 柱 (석항감리교회 담임목사)        朴 凡 柱 (주식회사 세양 개발실 과장)

손녀         朴 召 英 (크리드 기획실 대리)

증손         朴志雲,    志상(石+桑=주춧돌상),    志棟,    志炯,    志聖            朴寶芽,    景芽,    秀芽,    潤芽

▶친필이 주는 느낌을 살리고자 100여편의 원본도 함께 실었습니다.